버로우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놀란 건,
프랑스 재래시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식재료들이었다.
요리사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시장에 이렇게 많은 것들이 있다니...
영국에서 자라 프랑스에서 요리를 공부한 제시카가
"그래도 런던이 더 코스모폴리탄적인 도시야."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말에 동감하게 되는 계기였다.
그리고 또 놀란건...
시식코너마다 빼놓지 않고 두 세조각씩 먹어치우던 제시카.
그렇게 먹고서도 나중에
"그런데 나 배가 아직 안 찼어..." 하면서 계속 뭘 먹자고 했다..
시장 바로 앞에 빵을 그득히 쌓아놓고 팔던 집의 밍스파이.
영국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음식이다.
그런데 이제껏 난 이걸 '고기가 든' 음식인 줄 알았다...
디저트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가게 안에서 시식에 들어간다.
여러가지 과일과 견과류를 다져넣어
새콤달콤하다. 바삭한 타르트 반죽과 더불어 독특한 맛.
점심으로는 진짜로 고기가 들어간 파이.
여기는 정말 파이반죽으로 둘러싼 요리가 여럿이다.
소고기를 싫어하는 두 사람, 돼지고기와 사과가 든 뭔가로 골랐다.
내용물은 스튜같은 느낌. 고소한 파이와 뜨겁고 짭짤한 속이 어우러져
든든한 점심이 되어주었다.
...라고 생각하며 여기서 끝내려고 했으나
배고프다고 생난리치는 제시카때문에 다른 가게도 들르기로.
야채 아니면 도저히 더 못먹겠다는 내 반항에
채식버거를 중심으로 한 요리를 선보이는 리어카(?)로 향했다.
물론 내가 유독 야채를 좋아해서기도 하겠지만
신선한 야채로 만든 요리는 색깔부터 눈을 즐겁게 해준다.
알록달록 야채패티가 들어간 두툼한 버거.
정말 맛있었다!
버섯 파테. 버섯을 뭉개서 양념해서 어떤 특정한 제조방식을 거쳐서
뭉친 것인데...이미 여행가방이 다 찬 데다가 냉장을 꼭 해야하는 음식이라
사오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일 정도다.
디저트로는 특이한 맛이 나던 초코무스.
프랑스의 초코무스들은 먹어보면 뭐가 들었는지 딱 아는데
이건 물음표가 수십개 떠오르는 맛이었다.
위에 올려진 허니콤 Honey comb이라는 과자는 바삭달콤.
제시카에게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본 후 한참 설명을 듣고 있는데
"..그렇게 설탕을 달군 후에 소다를 좀 넣고..."
....바로 뽑기였다.
물론 허니콤과 뽑기의 차이를 만드는 비밀재료가 하나 더 있긴 했지만.
이렇게 배터지게 먹으면서 재회의 날을 마무리한 우리 둘은
벼르고 별렀던 컵케이크집이 문을 닫아 (솔직히 좀 안도했다) 의욕이 떨어지긴 했지만
다음에는 꼭 다른 시장도 가보자고 불끈 약속하며 헤어졌다.
아아, 런던이 눈에 삼삼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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