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런던으로 떠나기 한 2주 전인가,
꼬막이랑 이야기 하다가 울음을 터뜨린 적이 있었다.

시작과 끝이 무엇때문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 여기엔 내가 있을 데가 없어.
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렸던 것 같다.

그 공간이란 심리적인 것일 수도 있고
물리적인 것일 수도 있다.

어떤 생각이건 마음대로 100퍼센트 표현할 수 있었던 우리말.

큰 책상이 가운데 있고 일에 필요한 모든 도구들이
그 옆에 가지런히 놓여 있어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몇시간이고 일할 수 있었던 내 방.

힘들어서 잠시 훌쩍 나가면
기운을 마구 부어주던 친구들.

하루종일 노트북을 들고 부엌 식탁, 거실 식탁,
꼬막 동생방 책상을 전전하다가
집안 사람들이 모두 들어오는 저녁이 되면
프린터기까지 낑낑 들고 방으로 올라와 침대밑에 넣어두고는 했다.
그리고 바닥에 방석깔고 앉아 무릎에 노트북을 올리고 그렇게 일을 했다.

사무실로 출퇴근 하지 않는 재택근무자의 특성을 잘 모르기는
한국이나 프랑스나 마찬가지다 보니 그 또한 섭섭했었나 보다.

잠꼬대로
- 나 우리집에 갈거야. 내 방에서 일할 거야.
라고 읊었다고 한다. 훌쩍대면서.

꼬막은 벽장도 반이나 주고 방의 반을 뚝 잘라서 주었는데
네 공간이 없다니 말이 되냐며 결국 성질을 냈고,
런던가는 짐을 싸면서도 내내 투닥댔던 것 같다.

그리고 혼자만의 크리스마스를 보낸 후 돌아온 26일.
느지막이 온가족이 크리스마스 식사를 하고 선물개봉을 했는데
꼬막이 방에 올라가잔다.

내 선물이 거기 있었다.

더보기





선물 위에 붙어 있던 메모.
= Merry Christmas my love!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었다 올해도.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1/12/29 14: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도넛공주 2011/12/29 16:17  address  modify / delete

      아버님이 최고지..정말 다정다감하셔.
      그리고 요리프로그램도 많지 않아 거기?
      너무 TV만 보진 마시고...
      땡깡은 무슨!

  2. 성현도사 2012/01/02 00: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말 행복했겠어요~정성이 참 아름답네요~^_^

    • 도넛공주 2012/01/02 00:42  address  modify / delete

      고맙습니다.
      그런데 점점 아버님이 다 조립하셨다는 증거들이
      속출하고 있는....